■ とらドラ 8

□ 竹宮ゆゆこ
□ ヤス
□ アスキー・メディアワークス 電撃文庫
□ 2008년 8월
□ 개학식 하루 전날. 독감은 겨우 나았지만 정신적으로는 아직 재기하지 못하고 있는 류지에게, 타이가는 자립선언을 들이댄다. 그것은... 다름 아닌 류지와, 미노리를 위해서.
그리고 막이 열린 새학기. 류지는 버벅대면서도 미노리와 다시 한번 마주보려 한다. 때마침 학년 최후의 이벤트인 수학여행이 눈앞에 다가와 있어, 류지는 여행 도중 미노리의 진심을 확인하기로 결심하지만─.
뭔가 분위기가 달라진 타이가와 키타무라, 새학기가 된 뒤 차가운 태도를 취하는 아미. 각자의 마음을 숨긴 수학여행의 행방은?
타이가는 한번 고개를 숙인 뒤, 다시 고개를 들었다. 전부 농담이라 하는 것처럼 웃음을 지었다. 그대로 등을 돌렸다.
「...그럼 안녕! 내일 또 봐!」
역을 향해 가로등이 비추는 길을 혼자 달려가기 시작한다. 도중에 잠시 뒤를 돌아보더니 유턴. 지금 생각났다는듯이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러고보면, 오늘 네 태도는 진짜 최악! 그게 뭐야!? 내일은 절대로 도망치면 안 돼! 정말로 정말로 도망치고 싶지 않다면!」
류지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타이가는 다시 등을 돌린뒤 이번에는 정말로 뒤돌아보지 않고 달려갔다. 그 뒷모습은 어린애 같이 작아, 금방 보이지 않게 되어버렸다.
남겨진 뒤 류지는 가슴을 움켜쥐었다. 두근두근 뛰는 심장은, 확실히 지금 것은 마법이었다고 그렇게 가르쳐주고 있다.
괴롭고 아프고 상처투성이였던 마음이, 고작 그 말만으로 뜨거운 고동을 되찾은 것이다. 타이가가 그렇게 말한다면─자신을 믿는다고 말해준 거라면, 자신은 그녀석이 믿을 만한 인간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조금은 괜찮은 녀석, 일지도 모른다고.
그리고 깨닫는다. 류지에게 있어서 타이가는, 그 말을 믿을 만한 인간이라고.
작은 마법으로 용기를 되찾고, 홀로 걷는 밤길을 류지도 걷기 시작했지만, 그때 불어온 강렬한 북풍에 문득 생각했다.
이렇게 단순한 자신을 아미가 보고 있었다면, 분명히 「역시 아무것도 몰라」라고 얼어붙을 듯한 시선으로 노려볼지도 모른다고. ...그런 생각을.
소설이라는 표현방식이 다른 매체보다 우수한 부분 중 하나가, 바로 독백(모놀로그)를 잘 활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원래 모놀로그란 연극에서 두 사람 이상의 등장인물들이 주고받는 대사인 다이얼로그와 대비되는 의미에서 자기 행동의 동기나 결의를 설명, 혹은 생각이나 느낌을 털어놓는 등 내면의 심리를 표명하기 위한 '혼자만의 대사'로서 사용되던 것입니다만, 이와 같은 독백이 도입되면서 소설의 인물 내면묘사는 다른 매체에 비해 강점을 가진 부분이 되었습니다. 등장인물의 심리를 줄줄이 늘어놓기에는, 시간의 제약도 공간의 제약도 없는 소설이 최적이었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 등의 매체는 소설보다 '독백'의 사용능력이 떨어집니다. 만화에서는 『허니와 클로버』나 『서플리』같은 일부 성인 대상 소녀만화가 독백을 잘 사용하고 있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만, 그림과 다이얼로그로 구성되는 것이 만화인 이상 결국 한계가 있지요.
비슷한 경향성을 지닌 만화나 애니메이션 등과 비교했을 때 라이트노벨이 강점을 가진 부분도 여기에 있습니다. 같은 스토리가 진행된다고 해도 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 이상 독백을 통한 깊은 내면묘사나 의미부여가 이루어질 수 있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토라도라!』는 최근 작품들 중 이런 '독백'을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작품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겨울방학이 끝나면서 시작되는 『토라도라!』8권. 오키나와로 예정되어 있었던 수학여행은 작가도 독자도 잊어버리고 있었던(혹은 잊고 싶었던) 설정인 류지의 초능력이 숙박지였던 호텔을 불태워버리는 바람에(<-아, 아니거든;) 스키장으로 변경되고, 류지는 평소 다니던 남자애들에 타이가&미노리 콤비, 아미&마야&나나코 그룹과 함께 조를 이뤄 스키장으로 출발합니다.
그리고 눈으로 뒤덮인 스키장과 칙칙한 숙소에서 벌어지는 것은...
배틀!
배틀!
여자들의 배틀!! (미노리틱한 텐션으로)
여자란 정말... 무서운 것 같습니다.
그에 비하면 남자애들은 순진하다고 할까 착하다고 할까 어리다고 할까 바보들이라고 할까...(나, 나는 말이지! 뭔가 우정의 힘으로 뭔가 해결해줄 줄 알았단 말이다!)
이걸로 모든 등장인물들이 완전히 궁지에 몰려버렸군요. 타이가가 가장 정신적으로 안정된 상태인 것처럼 보일 정도이니...
제가 류지라면 미칠 것 같습니다-_- 이, 이 상황을 대체 어떻게 해결해야만 하는 거죠?! 누구 한명을 딱 잘라서 선택하고 정리해서 되는 문제도 아니고...
거기다가 아직도 상처 입을 일이 많아 보이는 아미가 너무 안쓰러워서 보고 있기 힘들었습니다.
아미는 어떻게 하면 외롭지 않을지 생각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류지를 좋아하면서 좀더 앞을 걷는, 즉 어른스럽고 타인을 살필 수 있는 인간이 되려고 했지만, 현재의 류지(자신을 연애대상으로는 보고 있지 않은)를 적극적으로 공략해서 자기 것으로 만들기보다는 류지가 스스로 자신을 바라봐주고 선택해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미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애태우고 있을 뿐이고, 그런 복잡한 속마음을 알 리가 없는 류지의 행동에 상처 입을 뿐이죠. 거기다가 류지와 타이가, 미노리를 배려해주는 인간이 되려고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 사람의 관계에서 느끼는 불만, 질투심을 자제할 수는 없기 때문에, 결국 자기가 한 행동에 상처 입고 자기혐오에 빠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특히 류지가 미노리와 타이가에게서 눈을 돌려 자신을 봐주기를 갈망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비극인데, 그 덕택에 히로인 중 유일하게 류지가 자신을 선택해주는 것을 절실하게 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직접 고백을 하거나 유혹할 수는 없는 상황이죠. 원하는 것이 바로 눈앞에 있고 자신은 그걸 손에 넣을 만한 능력이 있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그저 혼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런데 다른 애들은 이런 심정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속을 박박 긁고만 있으니...-_-
다른 캐릭터들과는 달리 어디에도 자기 마음을 배려해주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계속해서 궁지로 몰리고만 있는데, 결국 이번 권에서 '
절교'까지 입에 담아버렸으니 슬슬 한계에 다다른 것 같네요. 타이가 일도 있었고, 앞으로는 '연기'하기가 힘들 것 같습니다. 조만간, 이쪽도 터지겠죠. 표지도 한번 더 해야하고(...)
결국 후반부의 테마는 '죄악감'으로 귀결되는 것 같습니다. 타이가도 미노리도 아미도, 서로에 대한 죄악감과 류지에 대한 죄악감에 아무것도 못하게 되어있는 것 같네요. 류지가 타이가를 부모처럼 돌봐주는 것도 결국 홀몸으로 자기를 돌봐준 어머니에 대한 죄악감이 반영되어 있는 거고, 앞으로는 류지도 죄악감에 시달릴 것 같기 때문에 류지도 죄악감에 관해서는 자유롭지 않습니다.
이처럼 복잡한 죄악감의 연쇄를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저로서는 도저히 감이 안 잡히는군요. 현재 작중에서 유일하게 제시되어 있는 해답은, 상대방의 마음을 거절하고 먼 곳으로 떠나가는 것뿐이었고 말이죠(학생회장 얘기입니다).
이런 심정이었기 때문에 스기사키 켄은 에로게 할렘루트에서 희망을 찾은 거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