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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로이츠 | 2009/01/01 00:00 | 공지

『토라도라!』8권 감상

■ とらドラ 8

□ 竹宮ゆゆこ
□ ヤス
□ アスキー・メディアワークス 電撃文庫
□ 2008년 8월

□ 개학식 하루 전날. 독감은 겨우 나았지만 정신적으로는 아직 재기하지 못하고 있는 류지에게, 타이가는 자립선언을 들이댄다. 그것은... 다름 아닌 류지와, 미노리를 위해서.
그리고 막이 열린 새학기. 류지는 버벅대면서도 미노리와 다시 한번 마주보려 한다. 때마침 학년 최후의 이벤트인 수학여행이 눈앞에 다가와 있어, 류지는 여행 도중 미노리의 진심을 확인하기로 결심하지만─.
뭔가 분위기가 달라진 타이가와 키타무라, 새학기가 된 뒤 차가운 태도를 취하는 아미. 각자의 마음을 숨긴 수학여행의 행방은?


타이가는 한번 고개를 숙인 뒤, 다시 고개를 들었다. 전부 농담이라 하는 것처럼 웃음을 지었다. 그대로 등을 돌렸다.
「...그럼 안녕! 내일 또 봐!」
역을 향해 가로등이 비추는 길을 혼자 달려가기 시작한다. 도중에 잠시 뒤를 돌아보더니 유턴. 지금 생각났다는듯이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러고보면, 오늘 네 태도는 진짜 최악! 그게 뭐야!? 내일은 절대로 도망치면 안 돼! 정말로 정말로 도망치고 싶지 않다면!」
류지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타이가는 다시 등을 돌린뒤 이번에는 정말로 뒤돌아보지 않고 달려갔다. 그 뒷모습은 어린애 같이 작아, 금방 보이지 않게 되어버렸다.
남겨진 뒤 류지는 가슴을 움켜쥐었다. 두근두근 뛰는 심장은, 확실히 지금 것은 마법이었다고 그렇게 가르쳐주고 있다.
괴롭고 아프고 상처투성이였던 마음이, 고작 그 말만으로 뜨거운 고동을 되찾은 것이다. 타이가가 그렇게 말한다면─자신을 믿는다고 말해준 거라면, 자신은 그녀석이 믿을 만한 인간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조금은 괜찮은 녀석, 일지도 모른다고.
그리고 깨닫는다. 류지에게 있어서 타이가는, 그 말을 믿을 만한 인간이라고.
작은 마법으로 용기를 되찾고, 홀로 걷는 밤길을 류지도 걷기 시작했지만, 그때 불어온 강렬한 북풍에 문득 생각했다.
이렇게 단순한 자신을 아미가 보고 있었다면, 분명히 「역시 아무것도 몰라」라고 얼어붙을 듯한 시선으로 노려볼지도 모른다고. ...그런 생각을.



소설이라는 표현방식이 다른 매체보다 우수한 부분 중 하나가, 바로 독백(모놀로그)를 잘 활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원래 모놀로그란 연극에서 두 사람 이상의 등장인물들이 주고받는 대사인 다이얼로그와 대비되는 의미에서 자기 행동의 동기나 결의를 설명, 혹은 생각이나 느낌을 털어놓는 등 내면의 심리를 표명하기 위한 '혼자만의 대사'로서 사용되던 것입니다만, 이와 같은 독백이 도입되면서 소설의 인물 내면묘사는 다른 매체에 비해 강점을 가진 부분이 되었습니다. 등장인물의 심리를 줄줄이 늘어놓기에는, 시간의 제약도 공간의 제약도 없는 소설이 최적이었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 등의 매체는 소설보다 '독백'의 사용능력이 떨어집니다. 만화에서는 『허니와 클로버』나 『서플리』같은 일부 성인 대상 소녀만화가 독백을 잘 사용하고 있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만, 그림과 다이얼로그로 구성되는 것이 만화인 이상 결국 한계가 있지요.

비슷한 경향성을 지닌 만화나 애니메이션 등과 비교했을 때 라이트노벨이 강점을 가진 부분도 여기에 있습니다. 같은 스토리가 진행된다고 해도 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 이상 독백을 통한 깊은 내면묘사나 의미부여가 이루어질 수 있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토라도라!』는 최근 작품들 중 이런 '독백'을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작품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겨울방학이 끝나면서 시작되는 『토라도라!』8권. 오키나와로 예정되어 있었던 수학여행은 작가도 독자도 잊어버리고 있었던(혹은 잊고 싶었던) 설정인 류지의 초능력이 숙박지였던 호텔을 불태워버리는 바람에(<-아, 아니거든;) 스키장으로 변경되고, 류지는 평소 다니던 남자애들에 타이가&미노리 콤비, 아미&마야&나나코 그룹과 함께 조를 이뤄 스키장으로 출발합니다.
그리고 눈으로 뒤덮인 스키장과 칙칙한 숙소에서 벌어지는 것은...

배틀!

배틀!

여자들의 배틀!!
(미노리틱한 텐션으로)

여자란 정말... 무서운 것 같습니다.
그에 비하면 남자애들은 순진하다고 할까 착하다고 할까 어리다고 할까 바보들이라고 할까...(나, 나는 말이지! 뭔가 우정의 힘으로 뭔가 해결해줄 줄 알았단 말이다!)

이걸로 모든 등장인물들이 완전히 궁지에 몰려버렸군요. 타이가가 가장 정신적으로 안정된 상태인 것처럼 보일 정도이니...
제가 류지라면 미칠 것 같습니다-_- 이, 이 상황을 대체 어떻게 해결해야만 하는 거죠?! 누구 한명을 딱 잘라서 선택하고 정리해서 되는 문제도 아니고...
거기다가 아직도 상처 입을 일이 많아 보이는 아미가 너무 안쓰러워서 보고 있기 힘들었습니다.

아미는 어떻게 하면 외롭지 않을지 생각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류지를 좋아하면서 좀더 앞을 걷는, 즉 어른스럽고 타인을 살필 수 있는 인간이 되려고 했지만, 현재의 류지(자신을 연애대상으로는 보고 있지 않은)를 적극적으로 공략해서 자기 것으로 만들기보다는 류지가 스스로 자신을 바라봐주고 선택해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미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애태우고 있을 뿐이고, 그런 복잡한 속마음을 알 리가 없는 류지의 행동에 상처 입을 뿐이죠. 거기다가 류지와 타이가, 미노리를 배려해주는 인간이 되려고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 사람의 관계에서 느끼는 불만, 질투심을 자제할 수는 없기 때문에, 결국 자기가 한 행동에 상처 입고 자기혐오에 빠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특히 류지가 미노리와 타이가에게서 눈을 돌려 자신을 봐주기를 갈망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비극인데, 그 덕택에 히로인 중 유일하게 류지가 자신을 선택해주는 것을 절실하게 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직접 고백을 하거나 유혹할 수는 없는 상황이죠. 원하는 것이 바로 눈앞에 있고 자신은 그걸 손에 넣을 만한 능력이 있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그저 혼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런데 다른 애들은 이런 심정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속을 박박 긁고만 있으니...-_-
다른 캐릭터들과는 달리 어디에도 자기 마음을 배려해주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계속해서 궁지로 몰리고만 있는데, 결국 이번 권에서 '절교'까지 입에 담아버렸으니 슬슬 한계에 다다른 것 같네요. 타이가 일도 있었고, 앞으로는 '연기'하기가 힘들 것 같습니다. 조만간, 이쪽도 터지겠죠. 표지도 한번 더 해야하고(...)


결국 후반부의 테마는 '죄악감'으로 귀결되는 것 같습니다. 타이가도 미노리도 아미도, 서로에 대한 죄악감과 류지에 대한 죄악감에 아무것도 못하게 되어있는 것 같네요. 류지가 타이가를 부모처럼 돌봐주는 것도 결국 홀몸으로 자기를 돌봐준 어머니에 대한 죄악감이 반영되어 있는 거고, 앞으로는 류지도 죄악감에 시달릴 것 같기 때문에 류지도 죄악감에 관해서는 자유롭지 않습니다.
이처럼 복잡한 죄악감의 연쇄를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저로서는 도저히 감이 안 잡히는군요. 현재 작중에서 유일하게 제시되어 있는 해답은, 상대방의 마음을 거절하고 먼 곳으로 떠나가는 것뿐이었고 말이죠(학생회장 얘기입니다).



이런 심정이었기 때문에 스기사키 켄은 에로게 할렘루트에서 희망을 찾은 거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by 크로이츠 | 2008/08/18 16:43 | 라이트노벨 잡담 | 트랙백 | 덧글(6)

『내 여동생이 이렇게 귀여울 리가 없어』, 읽었습니다

■ 俺の妹がこんなに可愛いわけがない

□ 伏見つかさ
□ かんざきひろ
□ アスキー・メディアワークス 電撃文庫
□ 2008년 8월

□ 내 여동생인 코사카 키리노는 금발에 귀걸이까지 한 이른바 요즘 여중생으로, 가족인 내가 말하는 것도 뭣하지만 사실 상당한 미인이다. 하지만 이녀석은 오빠인 나를 완전히 얕보고 있고, 나도 그런 태도가 마음에 안 들어서 요 몇년간은 제대로 얘기를 나눈 적도 없다. 가끔씩 친구들이 부럽다는 소리를 하지만, 예쁜 여동생이 있어도 좋은 건 하나도 없다고, 소리 높여 얘기하고 싶을 정도다(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는)!
하지만 나는 어느날, 여동생의 비밀에 관련된 초대형 지뢰를 밟아버렸다. 설마 그 여동생이 '인생상담'을 해달라고 할 줄은─!?


이 게임의 본편은, 주인공 쿄스케가 자기 방에서 눈을 뜨자마자 여동생인 시오리가 같은 이불 속에서 잠들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쿄스케「으앗... 시, 시오리...?」
벌떡. 다급히 일어났다. 눈을 깜빡였다.
쿄스케「깜짝 놀랐네. ...거참, 시오리 녀석, 어느새...」

응? 묘하게 반응이 약한데 이녀석.
어이어이, 좀더 자신의 위험을 자각하라고, 쿄스케. 잠꼬대하지 말고... 아침에 일어나보니, 여동생이 한 이불에서 같이 자고 있단 말야. 그런 상황에서는 비명을 지르는 게 당연하잖아?
참고로 시오리인지 뭔지는 흑발 트윈테일인 연약해 보이는 꼬마다.
얼마전 키리노가 좋아한다고 말했던 캐릭터다. 지금은 머리를 풀어서 스트레이트였다.
「저기, 저기, 새근새근 무방비하게 잠자고 있는 거, 어때? 깜짝 놀랐지?」
「아니... 글쎄. ...그, 그럭저럭?」
이벤트CG를 절찬하는 키리노에게 나는 애매하게 대답했다.
클릭해서 텍스트를 진행시키려 하자, 뿅 하고 화면 중앙에 새로 창이 열렸다.
「응?」
「그게 선택지야. 요소요소에서, 주인공의 행동을 플레이어가 고르는 거라고. 그래서 그 결과에 따라 여동생들의 호감도가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하고, 그 뒤의 스토리가 바뀌기도 하는 거야」
「흠? ...그래서, 그럼 뭘 고르면 되는 건데? 세 개 정도 있는데」
「뭐? 그런 건 자기가 직접 고르지 않으면 게임인 의미가 없잖아. 괜찮아. 이 게임, 선택지는 무척 단순한 것밖에 없으니까」
가볍게 말하는 키리노. 그래, 그것도 그렇겠군.
나는 주인공이 취해야할 행동을 선택하기로 했다. 음... 어디 보자.

새근새근 잠들어있는 시오리를, 나는...
1. 꼬옥 다정하게 껴안아주었다.


「패스」
죽고 싶냐? 여동생이 잠자고 있는데 껴안다니, 미친 짓에도 정도가 있지...

2. 잠에서 깨지 않도록 살며시 이불에서 빠져나왔다.

「흠...」
무난한 선택지다. 하지만 말이다 쿄스케? 여기서 확실히 교육을 시켜놓지 않으면, 나중에 얕보이게 된다는 거 아냐? 내 동생은 이미 돌이킬 수 없게 되어버렸지만, 너는 나하고 똑같은 실수를 해서는 안 돼... 그래서 이것도 패스. 나는 세 번째 선택지를, 망설임 없이 클릭했다.

3. 즉각 걷어차서 이불에서 내쫓았다.
콰당!(화면이 흔들리는 효과)
쿄스케「야, 누구 맘대로 이불에 들어오는 거야! 빨리 일어나 멍청아!」


좋아! 적절한 행동이다. 이래야 오빠지. 흠, 꽤 괜찮은 게임이잖아. 그럼 다음에는,
「시오리짱한테 무슨 짓을 하는 거야!?」
콰당! 현실의 여동생한테서 반격이 들어왔다. 즉각 걷어차여서 나는 의자와 함께 나뒹굴었다.
「아프잖아!? 갑자기 무슨 짓이야!?」
일어서자마자 투덜거린 나에게, 키리노는 엄청난 표정으로 소리 질렀다.
「무슨 짓이냐는 말은 누가 해야 하는 건데!? 왜 처음 선택지에서 『즉각 걷어차서 이불에서 내쫓았다』가 되는 거야!? 진짜 이해가 안 되네, 머리 속이 어떻게 된 거냐고!?」
「아니... 그... 일단 여동생한테, 얕보이지 않도록... 해야지?」
「뭐? 지금 뭐라고 했어?」
「아무것도 아냐」
약하다! 나, 약하다... 거참, 이쪽의 여동생은 너무 강하다. 반격할 구석이 조금도 없다.
흉악하게 자라버린 이상,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단 말이지...
나는 걷어차인 옆구리를 쓰다듬으면서, 마음속으로 한탄했다.
의자에 다시 앉은 나. 마우스를 붙잡고, 게임을 재개. 클릭해서 쿄스케의 대사를 진행시키자, 갑자기 슬픈 BGM이 흘러나왔다.

시오리「미, 미안... 미안, 쿄스케 오빠... 훌쩍... 나, 나... 어젯밤... 혼자서는 잠을 잘 수 없어서... 그래서... 그...」
쿄스케「뭐? 지금 뭐라고 했어?」
시오리「흑... 아, 아무 것도 아니야... 에, 에헤헤! 좋은 아침, 오빠」
시오리는 내가 걷어찬 옆구리를 쓰다듬으면서도, 꾹 참고 미소를 지었다.


「못된 놈이네, 이 주인공」
「자기가 선택한 결과잖아!? 랄까, 이런 전개도 있었구나! 이런 선택지 절대로 고르지 않으니까 오늘 처음 알았어! ...아, 진짜... 가엽잖아, 시오리짱」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가혹한 대우를 받은 히로인에 동정하는 키리노.
근데 너 말야, 방금 전에 나한테 비슷한 소리 하지 않았냐?



원래는 YES24에서 주문해뒀었는데 품절이라고 연락이 오더군요. 그래서 여기저기 뒤져보다가 반디앤루니스 코엑스점에 재고가 있다는 걸 알아내고 곧장 가서 사왔습니다.
매달 전격문고 신간을 들여오는 교보문고에서도 이건 주문을 안 해놓은 것 같고, 일본에서도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한동안은 구하기 힘들 것 같더군요. ...지금 반디앤루니스에 가봤자 하나뿐이었던 재고를 제가 구입했기 때문에 이젠 없습니다!(まさに外道!)
...랄까 반디앤루니스 코엑스점에는 의외로 전격문고가 빨리 들어오는군요. 가격도 저렴한 편이고. 교보문고에 입하예정이 없어서 후지와라 유우 신작과 오카유 마사키 신작을 YES24에 함께 주문해뒀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반디앤루니스에서 살 걸 그랬습니다.


하여간 실제 책의 내용은... 음, 예상대로 괜찮았습니다.
재색겸비 팔방미인인 잘난 여동생께서 실은 여동생 모에 에로게를 좋아하는 오타쿠였다...라는 설정입니다만, 실제 내용은 평소 여동생에게 무시당하면서 살던 오빠가 여동생의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해주려고 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일종의 가족코미디물(?)이더군요. 정체를 숨기고 있는 오타쿠로서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여동생의 모습이라던가, 그런 여동생을 보면서 투덜거리면서도 어떻게든 도와주기 위해 애쓰는 오빠의 모습이라든가, 여러모로 훈훈하면서 재밌는 작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는 かーずSP와 아키바blog 등 메이저사이트에서 소개된 덕분에(작중에서 여동생이 에로게 정보를 얻는 곳으로 이 사이트들을 언급하고 있기 때문) 품귀 현상이 벌어질 정도로 주목을 받고 있는 상태입니다만, 그런 선전이 없었더라도 상당한 호평을 받았을 것 같네요. 남매의 설정도 좋고, 츳코미의 비율이 높은 1인칭 문체도 템포가 괜찮은듯.
...그리고 오빠와 그 소꿉친구의 관계도 묘하게 훈훈하고 말이죠. 평범하기 그지없는 안경소꿉친구(주인공한테는 자주 아줌마 내지는 할머니 같다는 소리를 들음)가 이렇게 돋보이는 작품은 처음이었던 것 같네요(하긴 그밖에 등장하는 여자캐릭터가 '항상 츤츤대지만 에로게를 좋아하는 오타쿠 여동생' '고스로리 사기안 전파녀' '지나치게 오타쿠스러운 말투를 사용하는 180cm짜리 전봇대녀'이니 평범녀도 눈에 띌 수밖에...)

...물론 가장 큰 매력은 오타쿠가 오타쿠로서 직면하게 되는 고민이나 갈등을 코믹하면서도 리얼하게 잘 그리고 있다는 점이겠습니다만. 특히 큰맘 먹고 오프모임에 나간 여동생이 남들하고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고독하게 앉아있는 장면... 여동생도 울고 오빠도 울고 저도 울었습니다.
요즘 『세키라라!』나 다나카 로미오의 『AURA』등 오타쿠의 자의식을 소재로 삼은 양질의 메타적 라이트노벨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만, 이 『내 여동생이 이렇게 귀여울 리 없어』도 그에 못지않은 작품이었던 것 같네요. 다만 오타쿠 본연의 '수치심'에 초점을 맞춰 일종의 자학적인 내용이 되어있는 『세키라라!』나 『AURA』와는 달리 오타쿠를 비교적 밝고 긍정적으로 그리고 있기 때문에, 어쩌면 『세키라라!』나 『AURA』같은 작품들보다는 『라이트노벨을 즐겁게 쓰는 법』에 가까운 작품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좀더 시리어스한 편이 취향입니다만, 좀 깊거나 어두운 내용은 기대하기 어려운 작가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어쩔 수 없는 듯하네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좀 많이 아쉬운 게... '오타쿠도 좋은 점이 있다'라는 식상한 주장을, 오타쿠가 아닌 오빠의 입을 빌려 말하게 했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오빠는 확실히 좋은 캐릭터였고 종반부에서의 열연도 멋있었습니다만, '오타쿠 옹호' 부분만큼은 좀 어색한 느낌이었던 것 같네요.


사실 작가의 전작인 『13번째의 아리스』는 전형적인 '차별화에 실패해서 지속적인 인기를 획득하지 못했던 학원이능물'이었고 결국 4권에서 시리즈가 마무리되었습니다만, 이번에는 작품 방향성도 좋고 반응도 좋으니 상당한 인기시리즈가 될 것 같습니다(이것이 전격문고의 대표 편집자 미키 카즈마의 프로듀스능력인가...). 시추에이션 코미디, 즉 시트콤으로서 얼마든지 이야기를 꾸며나갈 수 있는 캐릭터 구성이니 부디 지금의 텐션을 유지하면서 좋은 시리즈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이 캐릭터들이면 연애든 우정이든 얼마든지 좋은 스토리를 엮어나갈 수 있을 듯.


ps,
여동생이 츤데레처럼 보이는 건 훼이크고 실은 주인공인 오빠가 츤데레...인줄만 알았는데 아빠도 은근히 츤데레인듯.
참고로 아빠는 이렇게 생겼습니다(*거짓말입니다). 다른 곳에서도 가끔씩 나오는 얘기이지만, 쿄스케의 아빠이면서 험악한 얼굴이면 이건 뭐...

by 크로이츠 | 2008/08/15 02:00 | 라이트노벨 잡담 | 트랙백 | 덧글(18)

마리미테 스핀오프 『석가님도 보고계셔』감상

■ お釈迦様もみてる―紅か白か


□ 今野 緒雪
□ ひびき玲音
□ 集英社 コバルト文庫
□ 2008년 8월

□ 홍이냐 백이냐. 불교계의 하나데라학원고교 입학식의 아침. 후쿠자와 유우키는 선택을 강요당한다. 유우키는 이해가 안 되었지만, 다른 신입생은 교문을 들어서면 금방 나타나는 갈림길에서 주저하지 않고 좌로 우로 나아간다. 하지만 유우키는 그 의미를 다른 사람에게 묻지도, 대충 길을 선택하지도 못하고 있었다. 급기야 자기 생각과는 관계 없이 관문을 무단으로 돌파해버리고!? 유미의 동생 유우키가 주인공인 「마리아님이 보고계셔」자매편.



『마리아님이 보고계셔』의 스핀오프 작품으로서, 유미의 동생 유우키가 다니는 불교계 남학교 하나데라학원을 무대로 한 『석가님도 보고계셔 -홍이냐 백이냐』.
사실 본가 마리미테 시리즈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이 줄어들어있는 상태입니다만, 이번 『석가님도 보고계셔』는 현재 마리미테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인 카시와기가 많이 나올 거란 예상에 상당히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세이는 이제 잘 나오지도 않고 나와 봤자 별일 아닌 경우가 많아서...)

예상대로 유우키의 입학당시를 그린 초반부터 카시와기가 등장해 좀 두근두근했습니다만...
계속 읽어보니 음음음? 이상하게 카시와기가 많이 나오는데 별로 꺄악꺄악(...)할 수 없더군요. 지금까지 본편을 읽을 때는 카시와기가 나올 때마다 흥분 120% 상태였습니다만...

그래서 왜 이러는 걸까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이제 카시와기에 대해서도 별 관심이 없어진 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만, 계속 생각을 해보니 대충 답이 나오더군요.


저는 사치코와 토코, 유미에게 상냥하게 대해주는 카시와기를 좋아했던 거였습니다.
사치코의 약혼자에 호모라는 점 때문에 맨날 구박을 받으면서도(<-이 부분 중요) 항상 상냥했던 카시와기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 사치코를 소중히 생각하고, 토코를 걱정해주고, 유미에게 짓궂으면서도 잘해주던 카시와기 스구루가.
유미(가끔은 사치코와 토코)의 시선에서 보이는, 얄밉지만 분명히 좋은 사람인 카시와기를 좋아했던 거군요, 저는.

그래서 학교의 아이돌로서 후배들한테 칭송받는 카시와기 같은 건, 아무리 많이 나와도 별로 감흥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원래 느끼하게 멋있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얼빠진 구석이 있으면서 친절하고 다정한 부분이 좋은 건데, 느끼하게 멋있는 부분만 강조해봤자 별다른 매력이...
소개 일러스트도 「큰 문 작은 열쇠」에서 토코랑 같이 있는 일러스트에서 잘라다붙인 거였고 말이죠(...)


...하여간 내면의 복잡한 소녀심(어디 있는 거야;)을 깨달았다는 얘기였습니다.
소설 내용은 요즘의 본편과 마찬가지로 밀도가 낮은 느낌이라 아쉬웠던 것 같네요. 유우키에게도 은근히 어두운 과거&학교생활의 어려움이 있었다는 점이 조금 의외이긴 했습니다만, 4~5년전쯤에 나왔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학교내의 시스템도 마리미테에 비해 매력이 떨어지는 느낌이고.
콘노씨는 시리즈화를 노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다른 '남학교물'과 비교했을 때 특별한 장점은 찾아보기 어려웠던 소설이었던 것 같네요.

by 크로이츠 | 2008/08/12 13:58 | 라이트노벨 잡담 | 트랙백 | 덧글(12)

080809-기기라든가 내 여동생(이하 생략)이라든가

1.
쓰고 있던 키보드(Microsoft Comfort Curve Keyboard 2000)가 고장 나서 그저께 마이크로소프트 A/S센터로 부쳤습니다만, 오늘 아침 박스에 담긴 새 제품이 도착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키보드나 마우스의 A/S를 신청하면 아예 신품으로 교환해준다고 알고 있었습니다만, 그래도 이렇게 박스에 담긴 새 제품으로 금방 보내주니 조금 놀랍네요. 이런 거에 감동하는 저는 역시 앞으로도 대기업의 노예로 살아야 할듯(...)
처음에는 A/S를 받으면 된다는 걸 생각 못하고 아예 새 키보드를 사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실제 매장에 가서 다른 키보드를 만져보니 역시 평소 쓰던 게 최고더군요. 거기다가 이런 식으로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제품은 다들 비싸서... 마우스도 스피커도 로지텍 제품이어서 키보드도 그쪽으로 맞춰볼까 생각했었는데 적당한 게 없더군요.



2.
예전부터 업무나 창작으로 긴 글을 작성할 때는 삼성 IZZI PRO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만, 싼 물건(중고 시세는 15만원 전후지만 터치스크린이 고장난 물건이어서 5만원에 구입)이라는 생각에 험하게 썼기 때문인지 화면의 상반부에 세로 방향의 줄무늬가 생겨버렸습니다. 얼마전까지는 화면의 각도를 조절하면 원래대로 돌아오기도 했기 때문에 아마 회선의 접합 문제라고 생각합니다만(현재는 이렇게 해도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음)... 자력으로 고칠 수 있을까 해서 한번 뜯어보기도 했습니다만, 어떻게 손대면 될지 막막해서 그냥 닫아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몇달전부터 그렇게 줄무늬가 생긴 화면으로 원고를 작성하고 있었습니다만... 아무래도 화면 상단의 글은 잘 보이지 않아서 답답하고, 시력도 걱정되는지라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요즘은 중고를 구하기도 쉽지 않은지라...(거기다가 5만원에 산 기억이 있기 때문에 10만원이 넘어가는 가격으로 사는 건 뭔가 기분이...;) 결국 좋은 중고품 찾아 헤매는 것보다는 새 컴퓨터 사는 셈 치고 노트북을 사는 편이 낫다는 생각이 들게 되더군요. 안 그래도 앞으로는 옮겨다니는 일이 늘어날 예정이라 노트북이 필요할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노트북을 알아보고 구입할 기종까지 정해두었습니다만... 결국 구입은 포기하고 그냥 계속 IZZI PRO를 쓰기로 했습니다. 역시 노트북은 발열과 부팅시간 때문에 IZZI PRO처럼 '공책' 같은 느낌으로 쓰기는 못하겠더군요.
요즘 UMPC니 미니노트북이니 최신기술을 사용한 휴대용기기가 인기입니다만, 저는 기능은 없어도 좋으니 쓸만한 '워드용 기기'나 하나 만들어줬으면 좋겠습니다-_-



3.
요즘 며칠 동안 『내 여동생이 이렇게 귀여울리가 없어』가 도서 밸리의 상위권을 계속 차지하고 있던데(...) 더 이상의 정보도 없는데 이렇게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받는다는 게 신기하군요. 아니 정보가 없어서 관심을 받는 건가; 왜들 그렇게 여동생에 관심이 많은 거죠?;;
참고로 『내 여동생이 이렇게 귀여울리가 없어』에 등장하는 여동생은 츤데레가 아니라 정말로 오빠를 싫어하기 때문에 몇몇 분들이 상상하시는 것 같은 작품은 아닙니다. 저 설정으로 오빠를 좋아하는 츤데레 브라콘이면 너무 안이한 모에물이죠... 미소녀게임이나 에로만화라면 몰라도.

그리고 담당편집자인 미키 카즈마(三木一馬)씨는 『작안의 샤나』,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 『박살천사 도쿠로』, 『노기자카 하루카의 비밀』, 『타로트의 주인님』, 『거짓말쟁이 미군과 망가진 마짱』등 전격문고의 히트작을 줄줄이 배출해온 민완 편집자입니다.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
원래는 마죠리 같은 성인여성의 외모를 지니고 있던 샤나를 '님 이래서는 이번에도 책 안 팔림'하고 작가를 설득해서 지금과 같은 로리캐릭터로 만들고, 너무나도 황당무계한 내용이라 공모전에 탈락했던 『박살천사 도쿠로』의 원고를 읽고 오카유 마사키씨를 불러서 '이거 진심으로 쓴 거임?'하고 물어본 뒤 결국 데뷔시키는 등 업적이 많은 인물이죠(원래는 미군이 여자고 마짱이 남자였던 『거짓말쟁이 미군과 망가진 마짱』의 초기설정에 손댄 것도 이 사람이 아닐까 추측중입니다;). 『ASCII』에서의 인터뷰에 의하면 전격문고는 다른 레이블에 비해 편집자의 권한이 큰 편이라고 하기 때문에, 이번 『내 여동생이 이렇게 귀여울리가 없어』에서 미키씨가 여동생의 아이디어를 낸 것도 납득할 수 있는 이야기인 듯 하네요.
(예전에는 『이리야의 하늘, UFO의 여름』, 『Missing』, 『대디페이스』, 『악마의 파트너』, 『흡혈귀의 일생생활』, 『더블브리드』등을 담당한 미네(峯)씨가 더 유명했었습니다만, 지금은 인터뷰나 애니 홍보 등에도 얼굴을 내미는 미키씨가 라이트노벨 편집자로서는 가장 이름이 알려진듯 합니다)

by 크로이츠 | 2008/08/10 00:00 | 無彩色日記 | 트랙백 | 덧글(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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