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와라 코코아의 『DEAR』를 재독 by 크로이츠

일본에서 얼마전에 창간된 만화잡지 「강강 JOKER」의 공식홈페이지에서 창간호에 실려있던 연재분을 전부 공개하고 있어서 쭉 훑어보았습니다. 그중에 후지와라 코코아 신작이 있는 걸 보고 읽어보았습니다만, 다 읽고 나니 문득 『DEAR』가 보고 싶어지더군요. 그래서 오랜만에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DEAR』는 후지와라 코코아 씨의 첫 번째 장기연재작으로, 천진난만하며 순수한 라이칸스로프(魔狼) 소녀 치루하와 그녀에 의해 불사(不死)의 몸이 된 무뚝뚝한 소년 키사라를 주인공으로 한 판타지만화입니다. 전작에 해당되는 『나의 늑대씨.』의 등장인물들도 또다른 주인공들로서 비중 있게 등장하죠.

흔히 순정만화틱한 작품이라고 합니다만(국내에서도 서울문화사의 슈가코믹스를 통해 나왔고), 개인적으로는 Key의 『Kanon』등에서 마에다 준과 히사야 나오키가 그렸던 그것과 비슷한 작풍이라고 생각합니다. 평화롭고 행복한 일상을 반복하면서 쌓이는 정(情), 일본식으로 말하자면 키즈나(絆)의 형성을 그리는 데 중점을 두고, 나아가서는 그 상실과 회복을 그리는 작풍이죠(물론 순정만화에서도 이런 작풍으로 인기를 끈 작품이 있습니다. 바로 『후르츠 바스켓』이죠).
2000년대 초반에는 이런 느낌의 만화도 꽤 많았었는데... 요새는 좀 왁자지껄하면서 모에~한 러브코메물이 유행이어서 그런지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더군요.

사실 스토리 자체는 별다른 의미가 없고, 귀여운 그림체로 그려진 캐릭터들이 알콩달콩한 일상을 보내는 모습을 지켜보는 맛에 보는 만화입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캐릭터가 무척 마음에 들고 작품 전반에 깔린 정서도 취향에 맞았기 때문에 상당히 재미있게 본 작품이었습니다.
특히 저는 스바루(『나의 늑대씨』부터 등장하는 마왕 폐하)를 무척 좋아해서, 시리어스한 전개가 연속되는 후반부에서는 스바루가 나올 때마다 ‘스바루스바루스바루스바루스바루스바루;_;’ 상태였죠(...거의 코모모에 감정이입 상태).
뭐 이 만화를 읽을 때는 항상 치루하 귀여워 키사라 귀여워 코모모 귀여워 프리노 귀여워 쿠레나이 귀여워 캐롤 귀여워 스바루 섹시해 상태였습니다만(...). 메인캐릭터 7명을 전부다 좋아했었습니다(대장님도 좋았고).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후반부에 들어서 작가가 스바루와 코모모 커플에 지나치게 공을 들였다는 점 정도일까요. 『나의 늑대씨』에서부터 이어지는 역사있는(?) 커플이긴 합니다만, 『DEAR』의 메인주인공은 분명히 치루하와 키사라 커플인데 아무리 봐도 스바루와 코모모가 더 돋보이더군요. 저도 걔네들쪽이 더 좋긴 합니다만, 스토리의 긴장이 주로 스바루 중심으로 돌아가다 보니 조금 밸런스가 안 맞았는듯.
그리고 초반부(2권 중간까지)와 종반부(12권)의 그림체가 다른 부분과 비교해 좀 이질감이 있다는 점도 약간... 초기의 그림체가 불안정한 건 그렇다치더라도, 막판에 약간 그림체가 바뀐 건 좀 아쉬웠습니다. 그림체가 안정된 2권 이후의 그림은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본 만화 중 가장 귀여운 그림체라고 생각할 정도로 좋아했습니다만...


나는
그녀가 죽여줘서 그 마음에 남으면 정화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게 무리라는 걸 알았는데 어떻게 된 걸까. 나는 아직도 무언가를 바라고 있다.
무엇을?
그런가. 나는 아직 그녀의 마음에 남고 싶은 거다.
나는 그녀에게 사랑받고 싶은 건가.
그녀의 상처입어도 굴하지 않는 선명한 감성을 존경하고
사랑했던 것이다.

「하지만...
슬프고 외로워서 잊을 수 없는 것이니까 더욱
이끌리는 누군가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몰라.
내가 당신을 만난 것처럼
당신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네.
그게 나라면 좋을 텐데」

처음으로 감정이 있는 것이 싫지 않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오랜만에 읽으니 가슴 뭉클한 부분도 있고 참 좋네요.
캐릭터에 대한 애착을 갖지 못하면 아무런 재미가 없는 만화이긴 합니다만, 책을 살펴보고 캐릭터가 귀엽게 느껴지시면 한번 읽어보시길(다만 서울문화사를 통해 정발된 한국어판은 앞부분이 절판 상태이기 때문에 읽으려면 대여점이나 중고서점을 찾으셔야할 듯).
가능하면 등장인물들이 전부 모이는 4권 정도까지 한꺼번에 구해서 한 번에 읽기 시작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캐릭터에 익숙해져야 재미있는 만화기 때문에...


참고로 이번에 새로 연재를 시작한 신작 『妖狐×僕SS』는 좀 취향에 안 맞았습니다. 『DEAR』에 비해 좀 어수선하다고 할까 캐릭터가 복잡하다고 할까... 사실 전 『불꽃의 미라쥬』에서 나오에가 「저는 당신의 개입니다」하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해서(...). 미남자는 좋아하지만 미남자의 개드립(...)은 별로 안 좋아합니다. 역시 남자는 고양이 같아야지 개 같아서는 안 되죠(...대체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 거냐).
개인적으로는 『마호라바』의 코지마 아키라 씨의 신작인 『마나비야』쪽이 더 기대가 되는 듯. 단행본 나오는 게 기다려지는군요.

덧글

  • 보바도사 2009/06/18 18:13 # 답글

    키이네 커플이 참 귀여웠죠. 저도 좋아합니다. (얌마)

    '妖狐×僕SS'는 크게 기대 안하고, 그 전에 단편집이 하나 나왔던데, 국내도입에 대한 기대는 안 하는게 좋겠죠. (한숨)
  • 크로이츠 2009/06/19 00:40 #

    전 단편집 나왔다는 걸 모르고 있었다가 이번에 주문했습니다. 곧 도착할듯.
    국내발매는 좀 무리겠죠(...)
  • shyni 2009/06/18 18:14 # 답글

    DEAR전 제밌게 봤죠. 라이칸스로프 라곤하는대 강아지같은 치루하가 급땡겨서 달렸던듯도 하고...
    마호라바는 정발 다샀는대 시공사 날아가기 맞고 좌절테크...
    신작이라 정발이 나와주면 좋겠는대 안나오면 OTL......
  • 크로이츠 2009/06/19 00:41 #

    그렇죠 늑대라기보다는 강아지...-_-
    요새는 이쪽 장르(?) 책은 잘 안 나오는 경향이라 좀 애매하네요.
  • 이네스 2009/06/18 19:49 # 답글

    참 재미있어보이던데. 아직 못봤군요.

    마호라바는 시공사 증발크리. ㅡㅡa

    정발 산 첫 만화책이였는데. 나랑 싸우잣! 같은 느낌이 들었지요.
  • 크로이츠 2009/06/19 00:41 #

    뒤로 갈수록 더 좋아지는 작품인데 정발이 중단되었다고 해서 아쉽더군요.
  • 잠본이 2009/06/18 23:09 # 답글

    후르바는 갈수록 다크해져서 영 느낌이...T.T
  • 크로이츠 2009/06/19 00:42 #

    일상의 축적은 나중에 무너지기 시작해야 의미가 있는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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