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1월 07일
이런 책을 읽었다 1─괴물, 한국 역사의 美人
괴물 2이외수 지음 / 해냄(네오북)
2002년도의 베스트셀러 소설이지만 이제야 완독. 끝까지 읽은 뒤 조금 당혹스러워서 인터넷을 찾아봤지만, 심도 있게 파고들은 비평이나 논평은 없는 것 같네요. 당시의 문예지를 찾아본다면 모르겠지만 적어도 대중언론매체에서는 없는듯.
대체적인 감상은 ‘내용은 재미있지만 결말이 너무 허무하다’라는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도 동감합니다. 사건이 해결되는 과정이 너무 갑작스럽다는 점도 그렇고,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기대와는 달리 사건과 밀접하게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도 그렇고, 결말의 의미는 천불상과 앙굴리말라에 있는 거겠지만 관점에 따라서는 용두사미라고 할 수밖에 없는 결말이었는듯.
일단 후자에 대한 불만은, 결국 이 소설이 다양한 인간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군상극으로서 무척 재미있는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그 군상극을 통해 어떤 결론을 도출해주지는 않았다는 점이 기인하는 것 같네요. 단순히 ‘군상’ 그 자체를 묘사하는 게 목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각각의 삽화들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으며 특별한 주제를 표현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어째서 이런 형식을 취했는지, 솔직히 저로서는 이해하기 어렵군요. 특별한 해석도 찾아볼 수 없고 이외수님의 해설도 없는 이상 추측할 수밖에 없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다양한 인간군상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순수한 군상인 채로 표현함으로써, 악(惡)이 발생하는 ‘대중’을 강조하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사람들은 어떤 통일성도 없이 그저 산재하고 있을 뿐이지만, 그 안에서는 전진철처럼 악행을 일삼는 악이 등장하기도 하고 반대로 윤현부처럼 백장인 자신의 살생을 뉘우치기 위해 불공을 드리는 선(善)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대중 속에 그런 존재를 만들어내는 어떤 시스템이 있어서 특정한 인물을 선택해 의도적으로, 혹은 필연적으로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그저 우리들을 포함한 수많은 인간군상 속에서 출현할 뿐이다, 라는 것을 강조하는 게 아닐까...하고 추측해봅니다.
...그냥 원래 이렇게 글을 쓰는 작가라서 그랬을 뿐일 가능성도 큽니다만.
한국 역사의 미인이수광 지음 / 영림카디널
요즘은 소설가라기보다는 한국사 교양서적 전문작가라는 느낌이 드는 이수광의 2006년작.
‘우리 역사에서 진정한 미인이란 옛날이나 지금이나 외적인 용모가 아니라 내적인 아름다움을 가꾸는 데 있다.’라는 전제 아래 한국사 속에서의 다양한 여성들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내용은 이수광의 다른 책들과 별다른 차이가 없습니다. 한국사에 대한 다양한 얘기를 알기 쉽고 흥미롭게 늘어놓는 스타일.
다만 여성에 대한 기록 자체가 워낙 적다보니, 조명하는 각 인물에 대한 얘기보다는 그와 관련된 당시의 사회상이나 역사적 사실에 대한 얘기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더군요. 그 덕택에 책 전체에 있어서 통일성이 없고 좀 어수선한 느낌이 드는 듯.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에 대한 얘기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개인 문집에 실려 있는 이야기 같은 것은 이런 식으로 책에서 소개해주지 않으면 접하기가 어려우니...
개인적으로는 어디까지가 문헌적 기록이고 어디까지가 작가의 창작인지 확실히 구별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저로서는 원문까지 함께 실어주는 편이 더 좋습니다만, 지나친 욕심이겠죠.
# by | 2008/01/07 22:23 | 기타 | 트랙백 | 덧글(5)








끝이 너무 허무했.....
뭔가 감탄하게 만드는 멋진 구성을 기대했었습니다만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