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02월 13일
코이즈미 마리『사랑의 따개비』,『ねこまんが』3권 감상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4컷만화가인 코이즈미 마리씨의 에세이만화 『ねこまんが』3권이 나와서, 주문하는 김에 데뷔작인 『사랑의 따개비』문고판을 함께 주문하였습니다.

『사랑의 따개비』는 평범한 OL인 사치코와 그녀의 남자친구(?)인 아키라의 동거생활을 그린 4컷만화입니다. 연상의 여자와 연하의 남자가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4컷만화는 코이즈미 마리씨의 18번입니다만(『건전연애라이프』도 그랬고 『누님이라고 불러!』도 그랬고 『사모님과 세일즈맨』도 어떻게 보면 그런 내용이니;), 데뷔작부터 이 시츄에이션이었군요.
사치코보다 연하인 아키라는 특정한 직업이 없는 백수로, 항상 사치코에게서 돈을 뜯어서 그 돈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작은 일에도 주먹을 쓰고, 속여서 돈을 뜯어내고, 거리낌 없이 다른 여자를 집에 들이고, 피임도 제대로 안 하는데다가 사치코를 풍속업소에서 일하게 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는, 쉽게 말해서 남자로서 최하층에 있는 인간(거시기도 작음). 그런 형편없는 남자에게 헌신하는 사치코는 정말로 대단한 여자...인 것도 아니고, 쉽게 말해서 남자에게 이용당하면서 살아가는 법밖에 모르는데다가 학습능력이 없는 바보. 코앞에 바람핀 현장이 있어도 자기 좋을 대로 해석해버리고, 다른 남자하고 자고도 ‘내가 사랑하는 건 아키라뿐!’하고 합리화시키는 등 어찌할 도리가 없는 여자입니다. ...의외로 현실에도 꽤 있죠, 이런 사람들.
...하여간, 이런 남녀의 이야기가 한 권 가득히(원래는 2권 완결이었지만 문고판으로 나오면서 단권이 되었습니다) 개그4컷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황폐한 설정이긴 합니다만 비극적인 분위기는 전혀 없는 개그물이기 때문에 웃으면서 재밌게 읽었습니다(가끔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처절한 부분도 있었습니다만...;). 꽤 좋아하는 작가인데다가, 옛날 작품이긴 해도 꽤 읽을 만 하더군요.
크게 웃을 내용은 없어도 풋, 하고 웃으면서 계속 보고 있었습니다만... ...마지막에 가서 엄청나게 잔혹한 전개가.
무슨 내용인고 하니...
(이 책을 읽을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지만 일단 스포일러이기 때문에 가립니다)
결혼해달라고 하는 사치코에게 아키라가 ‘나 너 전혀 좋아하지 않으니까.’라고 거부하고 집을 나가버림. 일주일 뒤 사치코는 다음 남자(역시 백수)하고 동거를 시작해서 ‘이번에는 정말로 행복해질 것 같아!’라고 직장동료들에게 자랑함. 이 전개가 단 2페이지로 끝나버림-_-
...아니, 저렇게 해놓고서도 실은 아키라는 사치코를 정말로 좋아했음이라는 전개를 기대했었는데, 이렇게까지 잔인하게 끝내버리다니...-_-
『건전연애라이프』에서도 느꼈던 겁니다만, 이 작가는 정말로 어쩔 도리가 없는 잔인한 시츄에이션을 아무렇지도 않게 작품 종반부에 집어넣는 걸 좋아하는군요.
...뭐랄까, 여자 작가가 묘사하는 ‘잔인함’은 남자 작가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 같습니다. 라이트노벨계에서도 그런 경향이 있고.

...그런고로, 황폐해진 정신을 치유하기 위해 『ねこまんが』3권에 돌입.
이 만화는 이른바 ‘탈력계’에 속하는 4컷만화로, 얼핏 보기에는 낙서 같이 보이는 간결한 그림체로 정말로 ‘별 것 아닌’ 잡담이 실려있는 만화입니다. 수제 된장을 만들었던 얘기라든가, 생선집 자동차에 치인 뒤 최고급 참치회를 얻어먹은 얘기라든가, 옛날에 키웠던 고양이나 강아지 얘기라든가, 미국에 가서 핫도그 먹기대회를 구경한 얘기라든가, ‘이런 내용을 책으로 팔아도 되는 거야?!’라는 감상이 절로 나오는 얘기가 수두룩.
...하지만, 묘하게 재미있습니다. 아니, 무척 재밌습니다-_- 재미없으면 이런 만화가 3권까지 나올 리가 없죠;
이번에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호에로 펜』의 시마모토 가즈히코씨의 1일 어시스턴트를 했던 얘기였는듯. 철야하는 시마모토 선생 옆에서 ‘전 하루에 8시간 자요’라고 말하면서 지참해온 베게 베고 자지 말아주세요 마리링(...)
...이런 느긋한 만화를 그리면서, 한편으로는 성인용의 성교육(?)만화라든가 옆에서 자고 있는 남자를 어떻게 죽일까 고민하는 만화라든가 에로계 4컷만화를 그렸다고 생각하니 신기할 따름입니다.
코이즈미 마리씨의 만화는 마이너한 4컷만화라는 특성상 국내에는 거의 소개되지 않았습니다만, 선데이GX에서 연재되었던 『LET IT BE!』가 『멋대로 해라!!』라는 제목으로 학산문화사에서 정발되어 있습니다. 4컷만화가 아닌데다가 평소 작풍과는 조금 동떨어진 내용입니다만, 관심이 있으신 분은 한번 읽어보시길(...절판이라 대여점이나 헌책방 외에는 입수가 곤란할 거라 생각합니다만).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건 사모님과 세일즈맨이 현관에서 씨름하는 내용이 3권 동안 계속되는『사모님과 세일즈맨(若奥様とセールスマン)』입니다만, 이것도 절판이라 입수곤란이군요(...) 구하기 쉬운 거로는 『건전연애라이프(健全恋愛ライフ)』나 『가정부 에츠코양(家政婦のエツ子さん)』을 추천드립니다. 단편만화집인 『CUTXOUT』도 좋아하지만 이건 너무 황폐...-_-

『사랑의 따개비』는 평범한 OL인 사치코와 그녀의 남자친구(?)인 아키라의 동거생활을 그린 4컷만화입니다. 연상의 여자와 연하의 남자가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4컷만화는 코이즈미 마리씨의 18번입니다만(『건전연애라이프』도 그랬고 『누님이라고 불러!』도 그랬고 『사모님과 세일즈맨』도 어떻게 보면 그런 내용이니;), 데뷔작부터 이 시츄에이션이었군요.
사치코보다 연하인 아키라는 특정한 직업이 없는 백수로, 항상 사치코에게서 돈을 뜯어서 그 돈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작은 일에도 주먹을 쓰고, 속여서 돈을 뜯어내고, 거리낌 없이 다른 여자를 집에 들이고, 피임도 제대로 안 하는데다가 사치코를 풍속업소에서 일하게 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는, 쉽게 말해서 남자로서 최하층에 있는 인간(거시기도 작음). 그런 형편없는 남자에게 헌신하는 사치코는 정말로 대단한 여자...인 것도 아니고, 쉽게 말해서 남자에게 이용당하면서 살아가는 법밖에 모르는데다가 학습능력이 없는 바보. 코앞에 바람핀 현장이 있어도 자기 좋을 대로 해석해버리고, 다른 남자하고 자고도 ‘내가 사랑하는 건 아키라뿐!’하고 합리화시키는 등 어찌할 도리가 없는 여자입니다. ...의외로 현실에도 꽤 있죠, 이런 사람들.
...하여간, 이런 남녀의 이야기가 한 권 가득히(원래는 2권 완결이었지만 문고판으로 나오면서 단권이 되었습니다) 개그4컷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황폐한 설정이긴 합니다만 비극적인 분위기는 전혀 없는 개그물이기 때문에 웃으면서 재밌게 읽었습니다(가끔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처절한 부분도 있었습니다만...;). 꽤 좋아하는 작가인데다가, 옛날 작품이긴 해도 꽤 읽을 만 하더군요.
크게 웃을 내용은 없어도 풋, 하고 웃으면서 계속 보고 있었습니다만... ...마지막에 가서 엄청나게 잔혹한 전개가.
무슨 내용인고 하니...
(이 책을 읽을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지만 일단 스포일러이기 때문에 가립니다)
결혼해달라고 하는 사치코에게 아키라가 ‘나 너 전혀 좋아하지 않으니까.’라고 거부하고 집을 나가버림. 일주일 뒤 사치코는 다음 남자(역시 백수)하고 동거를 시작해서 ‘이번에는 정말로 행복해질 것 같아!’라고 직장동료들에게 자랑함. 이 전개가 단 2페이지로 끝나버림-_-
...아니, 저렇게 해놓고서도 실은 아키라는 사치코를 정말로 좋아했음이라는 전개를 기대했었는데, 이렇게까지 잔인하게 끝내버리다니...-_-
『건전연애라이프』에서도 느꼈던 겁니다만, 이 작가는 정말로 어쩔 도리가 없는 잔인한 시츄에이션을 아무렇지도 않게 작품 종반부에 집어넣는 걸 좋아하는군요.
...뭐랄까, 여자 작가가 묘사하는 ‘잔인함’은 남자 작가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 같습니다. 라이트노벨계에서도 그런 경향이 있고.

...그런고로, 황폐해진 정신을 치유하기 위해 『ねこまんが』3권에 돌입.
이 만화는 이른바 ‘탈력계’에 속하는 4컷만화로, 얼핏 보기에는 낙서 같이 보이는 간결한 그림체로 정말로 ‘별 것 아닌’ 잡담이 실려있는 만화입니다. 수제 된장을 만들었던 얘기라든가, 생선집 자동차에 치인 뒤 최고급 참치회를 얻어먹은 얘기라든가, 옛날에 키웠던 고양이나 강아지 얘기라든가, 미국에 가서 핫도그 먹기대회를 구경한 얘기라든가, ‘이런 내용을 책으로 팔아도 되는 거야?!’라는 감상이 절로 나오는 얘기가 수두룩.
...하지만, 묘하게 재미있습니다. 아니, 무척 재밌습니다-_- 재미없으면 이런 만화가 3권까지 나올 리가 없죠;
이번에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호에로 펜』의 시마모토 가즈히코씨의 1일 어시스턴트를 했던 얘기였는듯. 철야하는 시마모토 선생 옆에서 ‘전 하루에 8시간 자요’라고 말하면서 지참해온 베게 베고 자지 말아주세요 마리링(...)
...이런 느긋한 만화를 그리면서, 한편으로는 성인용의 성교육(?)만화라든가 옆에서 자고 있는 남자를 어떻게 죽일까 고민하는 만화라든가 에로계 4컷만화를 그렸다고 생각하니 신기할 따름입니다.
코이즈미 마리씨의 만화는 마이너한 4컷만화라는 특성상 국내에는 거의 소개되지 않았습니다만, 선데이GX에서 연재되었던 『LET IT BE!』가 『멋대로 해라!!』라는 제목으로 학산문화사에서 정발되어 있습니다. 4컷만화가 아닌데다가 평소 작풍과는 조금 동떨어진 내용입니다만, 관심이 있으신 분은 한번 읽어보시길(...절판이라 대여점이나 헌책방 외에는 입수가 곤란할 거라 생각합니다만).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건 사모님과 세일즈맨이 현관에서 씨름하는 내용이 3권 동안 계속되는『사모님과 세일즈맨(若奥様とセールスマン)』입니다만, 이것도 절판이라 입수곤란이군요(...) 구하기 쉬운 거로는 『건전연애라이프(健全恋愛ライフ)』나 『가정부 에츠코양(家政婦のエツ子さん)』을 추천드립니다. 단편만화집인 『CUTXOUT』도 좋아하지만 이건 너무 황폐...-_-
# by | 2006/02/13 00:35 | (과거로그)漫畵 | 트랙백 | 덧글(7)







렛잇비는 개그물로 기억하고 있는데 원래 이런 작풍이셨던겁니까..
황폐한 건 여성이 더 잘 쓰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나스 키노코씨가 쓰는 능욕계 여성 캐릭터의 경우는 남성작가의 작품에서는 흔히..는 아니더라도 꽤 있는 조형일 것 같네요.
정상화님/
남자가 쓰는 잔혹함과는 다른, 뭔가 생각할 여지조차 주지 않는 잔인함이에요-_-
시오、님/
무척요.
skan님/
허무...라기보다는 슬프죠, 약간.
나코루루님/
렛잇비도 인간복제라든가 그에 관련된 하드한 얘기가 많았어요-_- 아가씨하고 에로에로하게 연애하는 것도 기억에 남아있지만...;
여자의 심리같은 건 잘 모르겠지만, 최근 하드한 백합과 하드한 BL은 뭔가 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