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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 2차창작] 날지 못하는 새와 떠돌이 광대의 이야기

※미나기 ANOTHER 엔딩 이후의 유키토와 미나기의 심정에 대해서 써본 2차창작(비소설)입니다.



긴 여행에 발이 아파서 주저앉아있으면,
당신은 모르는 채 계속 걸어가다가 이윽고 뒤돌아보아줍니다.
한숨을 쉬며 당신은 손을 내밉니다.
그 손의 감촉이 좋아, 나는 다시금 주저앉고 싶어집니다.



언제나 혼자였던 여행길을 둘이서 걷는다는 것은,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다.
하지만 어느사이인가 익숙해져,
처음부터 그랬던 것처럼 어깨를 나란히하고 걷는다.
무심결에 너의 손을 잡고, 꼭 쥔다.


당신의 따뜻함을 되새기며,
나는 다시금 당신의 뒤를 쫓습니다.
뒤를 돌아보면 지금까지 걸어왔던 좁은 길이 눈에 들어와,
왠지 그리워집니다.



이 마을에서 저 마을로,
끝없이 이어지는 길을 따라 계속 걸어간다.
어떤 뚜렷한 목적지도,
목적도 없는 여행을.
끝이 보이지 않는 여행을.
혼자가 아니라, 너와 함께.



이 구원이 없는 대지 위에



가끔 당신의 옆얼굴을 쳐다보고 놀랄 때가 있습니다.
가슴이 두근거릴 만큼 지친 얼굴을 한 당신을 바라보며,
나는 살며시 당신의 손을 잡습니다.
그 고독을, 조금이라도 나누어가질 수 있다면.



바위에 손을 대보며,
나무에 귀를 귀울이며,
가끔씩 찾아오는 외로움에 가슴을 움켜쥔다.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될,
반드시 되살려야할 먼 옛날의 기억.
희미한 미소를, 잊어버린 사람의 얼굴을 애써 지우며,
다시 발을 옮기기 시작한다.



나는 당신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지 못합니다.
당신은 부모가 없습니다.
당신은 가족이 없습니다.
당신은 친구가 없습니다.
당신은 집이 없습니다.
당신은 재산이 없습니다.
당신은 직업이 없습니다.
당신이 갖고 있는 것은 오로지...
고독한 숙명.



심장이 뛰고 있다.
살아 숨쉬고 있다.
무언가가, 나를 계속 걷게 하고 있다.
이 세계가, 이 생명이.
나에게 계속 말을 걸고 있다.
멈추지 말고, 이 여행을 계속하라고.



당신의 등을 껴안으면,
검은 옷자락 너머로 당신의 슬픔이 보입니다.
당신을 끝없는 여행길로 내모는...
業.
나는 자신의 슬픔을 달래기 위해 당신의 옆에 섰습니다.



이 끝이 없는 대기 속에



내가 죽으면 네가 뒤를 잇겠지.
네 생명이 다하면 너의 아이가 또 다시 이 길을 걸을까.
그런 식으로 우리는 배턴을 계속 이어받으며 걸어왔다.



나에게는 당신이 필요합니다.
나라는 존재를 인정해주는 당신 만이 내 모든 것입니다.
당신이 있는 세계에 있으므로써, 나는 존재할 수 있습니다.
숨을 쉴 자격을 얻습니다.
당신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강요는 하지 않아.
내리고 싶으면 언제든지 내리면 된다.
모든 것을 잊고, 자신의 행복을.
슬픔을 잊고, 행복한 삶을.



하지만 포기하기 않고 계속 걷습니다.
마음이 마음으로 전해져, 바램이 바램으로 전해져,
그 기도는 끊이는 일 없이, 다음 사람에게, 그 다음 사람에게.




하늘이 좁다면 꼭 붙어있으면 된다.
서늘해지면 껴안고 있으면 된다.




이 좁은 의자에 앉아,
나는 당신의 어깨에 몸을 기댑니다.



언제라도 상관없어.
의지하고 싶을 때는 몸을 기대면 된다.
너는 나에게 의지하기 위해 내 옆에 있고,
나 또한 그를 위해 네 옆에 있다.



이 여행에 끝은 있는 걸까요.
종결과 행복은 기다리고 있는 걸까요.




하지만 우리들은 계속 걷는다.
어떤 구원도 없을 지라도.



이 종착역 없는 길을 걸으며




등뒤에서 말없는 응원 소리가 계속 들려오는 한.



걸어나가자.
너와 함께 새벽을 맞을 때마다,
너의 눈물은 내가 닦아 준다.


어느 곳에도 안식이 없는 이 별 위에서,
당신이라는 단 하나의 집을.



그리고 언젠가, 저 너머에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을.



웃는 얼굴로 만날 수 있도록.



이 바람에 지지 않도록.



-가자, 토오노.
-네, 쿠니자키상.



그리고, 또다시 계속되는 여름...

by 크로이츠 | 2001/11/06 22:09 | (과거로그)創作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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